복을 지어 운명을 바꾸다 > 불교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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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을 지어 운명을 바꾸다 

선업을 지어서 자신의 운명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었다는 이야기도 많이 전해집니다.

  옛날 옛적 경상도 경산에 '최부자'라는 큰 부자가 살았다고 합니다. 그에게는 새로 들어온 머슴이 한명 있었는데, 이 머슴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음씨가 착할 뿐만 아니라 부지런하고 머리도 좋아서 일을 참 잘했거든요.

  하루는 그곳에서 멀지 않은 파계사의 도력 높은 스님 한 분이 집에 찾아왔습니다. 최부자가 스님을 맞아 정자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이 머슴이 그 주위를 왔다갔다 하며 일을 하고 있었나 봐요. 그런데 스님이 보니 아주 흉악한 기운이 나오더라는 겁니다. 스님은 저 머슴을 계속 데리고 있다가는 최부잣집에 큰 화가 닥치리라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저 머슴은 어떻습니까?"

  "예, 얼마 전에 새로 들어왔는데 일을 참 잘합니다. 미음에 쏙 드는 아이지요."

  최부자의 말을 들은 스님은 안색이 어두워졌습니다.

  "저 머슴의 얼굴에 아주 섬뜩하고 사악한 기운이 있습니다. 오래 데리고 있으면 반드시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그러니 저 아이를 빨리 집으로 돌려보내도록 하십시오."

  최부자는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도력 높은 스님이 하시는 말씀이니 다 일리가 있을 거란 생각을 했지요. 최부자는 바로 머슴을 불러 노잣돈을 주고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자네가 품성이 좋고 일도 잘하기는 하지만 우리 집과는 인연이 없는 것 같네. 여기 노잣돈을 좀 줄 터이니 아쉽지만 집으로 돌아가도록 하게."

  머슴도 깜짝 놀랐습니다. 마음 좋은 최부자 밑에서 계속 일하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최부잣집을 나온 머슴은 곧장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가기 위해서는 강을 건너야 했는데 마침 전날에 큰비가 와서 다리가 다 떠내려가 버리고 없었답니다. 머슴은 일자리에서도 쫓겨난 데다가 집으로도 돌아가지 못하는 자신의 신세가 서글퍼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렇게 강가에서 울고 있는데 통나무 여러 개가 가라앉았다 떠올랐다 하면서 떠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 통나무마다 개미가 바글바글 붙어 있더래요. 아마도 큰비 때문에 어딘가의 개미굴이 무너졌고, 그 바람에 물에 빠진 개미들이 어떻게든 살아보려 떠내려가던 통나무를 붙잡았던 것이겠지요.

  머슴은 그 개미들을 보고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렇게 계속 떠내려가다가는 결국 다 죽겠구나.'

  머슴은 위험을 무릅쓰고 물이 불어난 강에 들어가 개미들이 붙은 통나무를 건져내 뭍으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개미가 붙은 또다른 통나무가 계속 떠내려오는 거예요. 결국 머슴은 한참을 떠내려오는 통나무를 건져 옮겨야 했습니다.

  그렇게 개미들을 다 구해 주고 나니 이미 날이 저물어 있었습니다. 머슴은 어차피 오늘은 집에 돌아갈 수 없으니 최부잣집으로 돌아가 하룻밤 신세를 지자고 생각했습니다. 오던 길을 되돌아간 머슴은 최부자에게 다리가 끊겨 집에 돌아가지 못한 사연을 전하고 하룻밤 머물게 해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머슴이 안쓰러웠던 최부자는 그렇게 하라고 했지요.

  머슴을 내보내라고 했던 파계사 스님은 그때까지도 최부자와 함께 있었습니다. 당연히 스님도 돌아온 머슴을 봤지요. 그런데 낮에만 해도 사악한 기운이 가득했던 머슴의 얼굴에 선한 기운이 가득하더랍니다. 참 이상했어요. 사람 기운이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완전히 바뀌기는 어려우니까요.

  스님은 머슴을 따로 불러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하게 이야기해 보라고 했습니다. 머슴은 강에서 통나무를 건져 개미들을 구한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은 스님이 경탄했죠. 

  "네가 오늘 수많은 생명을 구했구나. 그 공덕으로 너의 안 좋은 기운이 다 사라지고 지금은 좋은 기운만 가득해. 참으로 훌륭하다."

  그러고는 스님은 최부자에게 이제 이 머슴을 데리고 있으면 반드시 집안에 복이 올 것이니 옆에 두고 계속 쓰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후로 머슴은 최부잣집에서 오래오래 일하며 잘 살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지금 곤궁하고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하더라도 선업을 짓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좋지 않은 운명도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수많은 생명에 대해 자비로운 마음을 갖는다면 분명히 여러분에게 크나큰 혜택과 아름다운 은혜가 가득 찾아올 것입니다.

                  ㅡ   기도 가피 이야기 중에서 ..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