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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맞는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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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원사
댓글 0건 조회 218회 작성일 24-11-18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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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옛적에 어느 젊은 부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남편은 허구한날 술을 마시고 들어와서 부인을 때리는 못된 버릇이 있었어요. 그래서 마을 사람들 사이에 돈 별명이 '개 같은 놈'이었답니다. 

  하루는 어느 스님이 그 마을에 탁발을 나오셨어요. 목탁을 두들기면서 탁발을 다니다가 매 맞는 부인이 사는 집 앞에 도착하셨지요.

  '스님이 오셨는데 쌀 한되라도 드려야지.'

  매 맞는 부인은 목탁 소리를 듣고 쌀을 퍼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스님이 부인의 얼굴을 보니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는 거예요.

  "부인 얼굴이 왜 이러오?"

  스님이 물으시니 부인은 자초지종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한참 들은 스님이 가만히 보더니 하시는 말씀이 "전생의 업보로구나. 전생의  업보야." 이러시더래요.

  "내가 비방을 가르쳐 드릴 테니 한번 해 보겠소?"

  딱히 뾰족한 수가 없던 부인은 스님의 비방을 들어볼  수밖에요. 스님이 가르쳐 준 비방은 이렇습니다.

  "산에 가서 빗자루 만들 때 쓰는 싸리나무 100개를 가져와 빗자루 10개를 만드시오."

  부인은 스님이 시키는 대로 싸리나무 100개를 가져와 빗자루 10개 만들어 방 한구석에 두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스님이 가르쳐 준 대로 방안에 위험해 보이는 물건들을 치우고, 두꺼운 솜으로 만든 누비옷을 입고는 기다리고 있었다고 해요.

  그날 밤도 어김없이 취해 들어온 남편은 아내를 보더니, "이 여편네가 남편이 들어왔는데 어딜 그렇게 앉아 있어? 어디 눈을 그렇게 뜨고 쳐다봐!" 하고는 싸리나무 빗자루로 두들겨 패더랍니다.

  그런데 여러분, 혹시 싸리나무 빗자루로 맞아 본 적 있나요? 사실 이걸로 맞으면 별로 안 아프죠. 더욱이 부인은 두꺼운 누비옷까지 입고 있었잖아요. 그러니까 소리만 크지, 얼굴만 잘 가리고 있으면 딱히 아프지 않은 겁니다.

  남편은 아무리 때려도 부인이 찍소리 하나 내지 않으니까 더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옆에 뭐 던질 게 없나 보는데 아무것도 없어요. 그러니까 

'네가 죽나, 내가 죽나 한번 해 보자.' 하는 심정으로 밤새 때리는데, 빗자루 10개가 모두 부러질 정도였대요. 그렇게 힘이 빠진 남편은 결국 씩씩거리면서 집 밖으로 나갔답니다.

  '이게 끝난 건가? 스님이 비방을 가르쳐 주었는데 이게 단가? 이왕 맞을 거 덜 아프게 맞으라고 이 방법을 가르쳐 준 건가?' 

​다음 날 저녁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어김없이 술을 마시고 들어왔답니다. 그러니 부인이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부인을 보고 씩 웃더니 아랫목에 누워서 코를 골기 시작하더랍니다. 술을 마시고 왔는데 때리지를 않아요. 부인은 그동안 경험 때문인지 이상하기도 했지만 , 한편으론 너무 기뻤답니다. 그 뒤로는 우리가 보통 '진상'이라고 말하는 그런 성격은 버리지 못했지만, 손찌검하는 남편의 못된 술버릇은 사라졌다고 해요. 놀랍지요? 

  몇 달이 지나 부인도 이제 얼굴에 생기가 돕니다. 더 이상 맞질 않으니까요.

  하루는 그 스님이 그 집에 다시 탁발을 왔습니다. 부인은 자기 은인인 스님을 맞으면서 "스님, 어서 오십시오. 저희 집에서 맛있는 것좀 드시고 가십시오." 하고는 온갖 진수성찬을 차려서 스님께 공양을 올렸습니다. 그러고는 묻습니다.

  "스님께서 가르쳐 주신 비방 덕에 남편이 그날 이후로 저를 때리질 않습니다. 비결이 무엇입니까?"

  "실은 모든 게 전생의 업보였습니다."

  "전생에 어떤 업이 있었습니까?"

  "부인은 머나먼 전생에 큰 부잣집 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성격이 좋지 못했어요. 화가 나면 그 화를 이기지 못하고 집에서 키우던 개를 사정없이 때렸지요. 그런데 그 개가 매질에 못 이겨서 한을 품고 죽었습니다. 그 강한 업의 인연에 의해 수많은 생이 지난 뒤 이번 생에 부부로 만나게 된 겁니다."

  그러니까 성격 나빴던 부잣집 아들이 이번 생에 매 맞는 부인으로, 원한을 품고 죽었던 개가 남편으로 태어난 겁니다. 남편 별명이 뭐였다고 했죠? 네, '개 같은 놈'이었잖아요. 전생에 진짜 개였던 거예요. 이어서 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자기가 맞은 만큼 때려야 이 업이 풀리는데 그 업보를 보니 앞으로 10년은 맞아야 했소. 그 업을 줄이기 위해 싸리나무 100개를 묶은 싸리비로 맞으면 한 번에 100대를 맞는거나 다름없으니, 싸리비 10개로 맞아서 10년간 받아야 할 업을 단박에 모두 소멸시킨 것이지요."

  우리는 이 설화를 의미 있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어떤 분의 말처럼 '이왕 맞을 거 막대기로 맞느니 쇠 파이프로 맞는게 낫습니까?' 이런 게 아니예요. 내가 이번 생에 겪게 되는 좋지 못한 상황들이 다 전생에 내가 지은 빚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그리고 내가 전생에지었던 빚, 전생의 업보는 그것이 다 풀리기 전까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ㅡ    기도 가피 이야기 중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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